고백
2025. 3. 25.
행복은 허망하고 부질없는 비누거품 ㅡ
중2 남학생의 유서 첫머리가 이러면 기분 나쁠까?
단 하나뿐인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그날 밤,
목욕을 하려는데 샴푸까지 바닥나고 없었다. 인생은 어차피 이렇다.
어쩔 수 없이 딱 한 번 쓸 수 있을 만큼 물을 넣고 힘껏 흔들자 반투명한 용기
내부가 잔거품으로 가득 찼다.
그 순간 생각했다. 이건 나다. 텅 빈 내부에 남아 있을까말까 한 행복의 잔해에
물을 타서 잔거품으로 채운다. 구멍이 숭숭 뚫린 환상인 줄은 알지만, 텅 비어 있는 것보다는 나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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